[온강 변호사 사건일지 #27]
만취해 집 앞까지 부축을 받던 중 여경의 신체를 만졌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의뢰인은, 당시 상황조차 기억나지 않는 상태에서 공무 중인 경찰관을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까지 더해져 실형과 취업제한 명령의 위험에 놓여 있었습니다. 온강은 먼저 사실관계를 영상으로 확인한 뒤 적극적인 합의와 양형자료 구축 전략을 세워 재판부가 볼 수 있는 모든 선처 요소를 완성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받아들여 취업제한 명령 없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그날의 일로, 제 삶이 무너질까 두렵습니다”
의뢰인이 처음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감정은 충격에 가까운 두려움이었습니다. 회식 후 거의 의식을 잃다시피한 상태로 경찰관의 부축을 받았던 기억만 있을 뿐, 여경의 신체를 만졌다는 혐의는 본인에게조차 낯설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공무수행 중인 경찰관이었기 때문에 사건의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의뢰인의 불안을 더욱 키웠습니다.
그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취업제한이라도 나오면… 정말 다시 일할 수가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도 그는 단 한 가지,
‘어떻게든 진실을 확인하고 선처를 받는 방법’을 절박하게 찾고 있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드러난 사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법적 무게
사건 기록과 영상을 확인한 후 진실은 명확해졌습니다. 당시 의뢰인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해 있었고, 영상에는 여러 차례에 걸친 신체 접촉이 분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사건의 방향은 달라졌습니다.
‘부인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처벌 수위를 낮춰야 하는 사건’으로.
여경이 공무 중이었다는 점, 접촉이 반복적으로 보였다는 점, 그리고 의뢰인이 스스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은 모두 재판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소였습니다.
따라서 온강은 사건을 정교하게 분석해 의도가 아니라 만취 상태에서 발생한 비의도적 접촉이라는 근거를 최대한 설득력 있게 구성해야 했습니다.

합의 성사와 양형자료, 재판부를 움직인 온강의 전략
온강 변호인단은 사건의 핵심을 “선처를 위한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갖추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먼저 피해자 측과 접촉해 빠르게 합의를 성사시켰고, 처벌불원 의사를 받아내어 사건의 기류를 바꿨습니다. 동시에 의뢰인이 실제로 어떤 상태였고, 어떤 인생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양형 자료들을 세심하게 준비했습니다.
-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 기록
- 초범이며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의학적·사회적 자료
-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
-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질 경우 생계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진다는 증빙
재판부는 처음에는 “공무 중인 경찰관에게 이 정도 행위는 가볍지 않다”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온강이 제출한 자료들은 단순한 ‘선처를 바랍니다’라는 부탁이 아니라 의뢰인이 실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객관적 근거였고, 재판부는 이를 깊이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판결의 순간, 그리고 지켜낸 일상
결국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다는 점은 명확히 언급하면서도 합의, 치료, 재범 가능성, 생계 사정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유예, 그리고 취업제한 명령 없음 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를 들은 의뢰인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제가 다시 일할 수 있는 거죠…? 정말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는 사건의 무게와 의뢰인의 두려움, 그리고 온강이 끝까지 지켜낸 ‘삶의 자리’가 모두 녹아 있는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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